판매대행이 필요한 회사와 필요하지 않은 회사, 제품을 보면 다릅니다


제품은 좋은데 생각만큼 팔리지 않아 판매대행을 알아보는 사장님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품이 안 팔린다고 해서 모두 영업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제품은 판매대행이 필요하지만, 어떤 제품은 그 전에 판매전략이나 판로부터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판매대행이 필요한 첫 번째 경우, 제품은 괜찮은데 팔 사람이 없을 때

제조에 강한 회사가 반드시 판매에도 강한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온 제조사인데 정작 영업조직이 없거나, 기존 거래처 외에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회사라면 판매대행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제품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확인되어 있고 고객에게 설명할 이유도 분명하다면, 문제는 제품보다 판매할 사람과 판로에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별도의 영업조직을 만들기 부담스럽거나 기존 영업조직이 새로운 시장까지 담당하기 어려운 회사라면 외부의 판매 경험을 활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제품을 보면 먼저 묻습니다. “이 제품을 지금까지 어디에서, 누구에게 팔아봤습니까?” 그 답을 들어보면 제품의 문제인지 판로의 문제인지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품은 좋은데 고객이 살 이유가 잘 보이지 않는 경우

사장님과 제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장점이 정말 많은 제품이 있습니다. 좋은 원료를 사용했고, 만드는 데도 많은 시간이 들어갔고, 기존 제품보다 개선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고객이 왜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가입니다. 장점이 많다고 반드시 판매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고객이 제품을 처음 봤을 때 기억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 판매하는 사람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무작정 판매대행부터 시작하기보다 제품의 차별점을 다시 찾아보고 판매컨셉을 정리하는 작업이 먼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제가 판매대행을 단순히 ‘대신 팔아주는 일’로만 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팔 사람이 없는 것과 팔 이유가 없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판로가 맞지 않아 안 팔리는 제품도 있습니다

제품도 괜찮고 설명할 이유도 있는데 판매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디에서 팔고 있는지를 봅니다. 온라인에서 팔아야 할 제품을 오프라인 영업에만 의존하고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직접 설명과 체험이 중요한 제품을 온라인 광고만으로 판매하려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B2C로만 접근하던 제품이 기업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했을 때 다른 가능성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모든 제품에 맞는 하나의 판매방법은 없습니다. 제품의 가격, 구매주기, 고객, 사용방법, 경쟁제품 등을 보고 그 제품에 맞는 판매채널을 찾아야 합니다. 판매대행에서 판로개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반대로 판매대행부터 시작하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품이 안 팔린다는 이유만으로 판매대행 업체를 붙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제품의 차별점이 거의 없고 가격 경쟁력도 없는데 고객에게 선택할 이유까지 설명하기 어렵다면 영업사원을 늘려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품 자체의 보완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가격이나 구성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제품보다 사장님이 생각하는 고객과 실제 구매고객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판매대행을 먼저 시작하면 제조사는 “판매대행 업체가 못 판다”고 생각하고, 판매하는 쪽에서는 “제품이 어렵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시간과 비용만 쓰고 끝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품을 맡으면 영업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먼저 팔릴 가능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편입니다.

판매대행 업체를 찾고 있다면 이것부터 이야기해 보세요

판매대행을 검토하고 있다면 처음부터 수수료와 계약조건만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제품을 보여주고 상대방이 어떤 질문을 하는지를 한번 보셨으면 합니다.

  • 누가 이 제품을 살 것인지.
  • 경쟁제품과 무엇이 다른지.
  • 지금까지 어디에서 판매해 봤는지.
  • 고객은 어떤 이유로 구매했고, 어떤 이유로 구매하지 않았는지.
  • 새로운 판로를 만든다면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지.

이런 이야기가 먼저 나와야 판매방법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열심히 팔아드리겠습니다’라는 말보다 우리 제품이 왜 팔릴 수 있는지, 반대로 무엇이 판매를 막고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은 있는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저는 제조·유통·뷰티 등 여러 분야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시장에 내놓고 직접 판매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잘 팔린 제품도 있었고 기대와 달랐던 제품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는 분명하게 배웠습니다.

좋은 제품이라고 저절로 팔리지는 않습니다. 제품의 차별점을 찾고, 고객이 살 이유를 정리하고, 그 제품에 맞는 판매전략과 판로를 연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판매대행 문의를 주셔도 무조건 맡겠다고 말씀드리기보다 먼저 제품과 현재 판매상황을 살펴보고 싶습니다.

판매대행이 필요한 제품인지, 판매컨셉부터 다시 잡아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판로를 찾아보는 것이 먼저인지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당장 판매대행을 결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좋은 제품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팔아야 할지 막혀 있다면 제품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하셔도 됩니다.

좋은 제품에, 팔릴 길을 만듭니다.

세너지 인사이트 정순원
판매전략 · 판매대행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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